대부분의 수영 선수들이 레인 중심부에서 수영을 하는 것과 달리, 황 선수가 한쪽 레인에 바짝 붙어 수영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보는 사람 눈에는 아슬아슬해 보일지 몰라도 그렇게 해야 본인이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이 들고,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해요.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고집'이라는 평가를 받았겠지만, 자기만의 방법을 소신 있게 밀고 나간 덕분에 자유형 200m 아시아 최강자가 되었죠.
살면서 "너는 왜 그렇게 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거나,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때 듣는 말이겠죠. 저는 비슷한 말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이를 테면, 직업상 인터뷰를 할 때가 많은데 인터뷰이의 말을 녹음하는 대신 모든 말을 현장에서 타이핑으로 쳐서 받아 적어올 때요.
제가 그렇게 하는 이유도 황 선수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저는 그렇게 하는 게 더 편해요. 인터뷰를 할 때 녹음을 하면 좋은 점은 현장에서 온전히 인터뷰이와 눈을 맞출 수 있고, 혹여 인터뷰이의 말을 놓치더라도 나중에 녹음본을 다시 들어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럼에도 제가 녹음을 하지 않는 이유는, 녹음을 하면 오히려 '나중에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현장에서 인터뷰이의 말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녹음이 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인터뷰이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것도 싫고요. 녹음중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말에 필터를 끼우게 되니까요. 녹음을 하지 않으면 인터뷰이는 본인도 모르게 미리 준비해온 이야기뿐만 아니라 준비하지 않았던 이야기까지 하게 돼요. 그러니 인터뷰 콘텐츠는 뻔하지 않은 이야기로 풍성해지죠. (한때 한컴타자연습에 미쳐 타자 속도가 무척 빠르기에 가능한 이야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