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는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도 시작했어요. 당시 브런치가 '기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는 '수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월 2,900원을 내고 읽을 수 있는 '유수진에세이'라는 채널을 약 1년간 운영했고, 월 3~4만 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했어요. 구독자와 '돈'으로 연결된 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주1회 글을 써서 발행해야 한다는 점이 가끔 힘에 겹기도 했지만 직장인에게는 소중한 부수입이었죠.
이처럼 대기업의 플랫폼을 현명하게 활용하여 포트폴리오를 쌓으면, 작가로서 좋은 기회와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플랫폼의 장점을 똑똑하게 활용해야 하는 이유죠. 그런데 약 6년간 제가 플랫폼을 활용해오면서 깨달은, 플랫폼 안에서는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한 가지가 있었어요.
플랫폼에 글을 쓰면, 매체에 노출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조회수가 크게 차이 나요. 당연히 매체 노출 여부는 그 플랫폼에 달려 있고요. 말씀드렸다시피 제 글은 매체에 여러 차례 노출이 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매체에 노출되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써야 플랫폼이 픽(Pick)해 주실지 감이 잡혔기 때문이죠. 작가로서 그 감을 잡는 능력은 꼭 필요합니다. 어떻게 써야 독자들이 좋아하고 잘 팔릴지 감이 없으면, 글쓰기는 제자리를 맴돌게 되니까요.
반면, 그것은 제가 원하든 원치 않든 플랫폼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앞으로 조회수나 구독자 수보다 제가 쓰는 글의 주제에 집중해 글을 쓰는 것을 우선으로 두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채널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구독료를 지불한다는 건 그 주제에 관심 있는 찐팬만을 대상으로 글을 쓴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기존의 '유수진에세이'라는 채널명을 더 뾰족한 이름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채널명을 2회 이상 수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플랫폼 안에서는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한 가지, 눈치 채셨나요? 그건 바로 '자유'였어요. 그래서 채널명 정도는 언제든지 제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이메일로 해보자 싶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