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왜 아이패드 드로잉을 시작하게 된 걸까요? 사실 할머니는 어렸을 적부터 '예술은 상놈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듣고 배우며 자란 세대입니다. 그래서 '예술'은 자신과 거리가 먼 영역이라고만 생각해 왔죠.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입에서 냄새가 올라올 정도로 누군가와 이야기할 일도 없고,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스스로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나날이 반복되었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부터 그런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림이 잘 안 그려지는 날에도 그림을 지워버리거나 없애버리지 않고 꼬박꼬박 SNS에 올렸습니다. 약 3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이 할머니가 그린 그림을 좋아해 주고 할머니는 '고마워요'라고 일일이 대댓글을 남겨줍니다. 예술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삶에 활력이 생긴 겁니다.
"60대만 된다고 그러면 난 정말로 막 뛰겠어요"
저는 최근 주짓수 학원을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운동을 배워보고 싶은데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운동 학원이 주짓수라서 주짓수를 해볼까 싶었죠. 학원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꽤 과격하게 운동을 하는듯 했습니다. 주변에서 "30대 중반이면 위험할 수 있다", "요가나 댄스처럼 좀 덜 과격한 운동을 배워봐라"하며 만류하니 덜컥 겁이 났습니다. 주짓수 학원에서는 '한번 방문해서 구경해 보셔라'라고 했지만, 저는 여전히 학원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주짓수를 배우기엔 제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거든요.
90세 할머니도 아이패드 드로잉을 거뜬히 해내시는데, 아직 한창 30대인 제가 늦었다고 생각해 포기할 일이 뭐가 있을까요? 혹시 여러분도 늦었다고 생각해 포기한 일이 있으시다면 90세 할머니가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을 감상해 보세요. 할머니의 용기만큼이나 아름답고 멋진 그림이 여러분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줄 겁니다.
"노화란 계속해서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같은 감정을 느낄 때 찾아온다. 당신이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이리앨, <울트라 셀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