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먹여 살리는 일에 있어서, 저는 올해 2가지 잘못을 한 것 같습니다. 첫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막연한 걱정을 한 점입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인원을 감축하는 추세이고, 인간의 업무 영역을 로봇으로 대체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이 아직 젊고, 유능하고, 도전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사람이라는 점을 스스로 더 믿어주어야 합니다. 나연씨는 요구르트 판매원직의 장점으로 '능력만큼 벌 수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쿠팡 보안요원을 그만두고 요구르트 판매원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도,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어서였다고 말했죠. 현관문을 나설 힘이 남아 있는 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것이 아닌 '내 능력이 과연 어디까지일까'를 실험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둘째는 내 인생 내가 사는 건데, 남의 인생과 비교를 했다는 점입니다. 제가 자주 빠지는 최악의 늪이 하나 있다면 바로 '비교'인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비교하는 것이 바로 '일의 성과'입니다. '저 사람은 벌써 저만큼이나 해냈는데 그동안 난 뭘 한 거지'하며 자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거죠. 물론 좋은 경쟁자를 두면 덩달아 같이 성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경쟁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금방 비교의 늪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만약 제가 나연씨와 같이 요구르트 판매원으로 일했다면 저는 절대로 나연씨를 이기지 못했을 겁니다. 일이 정말 재미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게 좋아서 요구르트계의 왕이 되겠다는 나연씨를 과연 누가 이길 수 있을까요?
이제 2023년 마지막 레터에 나연씨의 이야기를 담은 이유를 아시겠지요? 올 한해 저의 아쉬운 점을 반성하고 다가올 2024년 저의 목표를 담기 위해서였어요. 2024년의 제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내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한계를 두지 않고 폭발적으로 실험하는 것, 그리고 절대로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 이제 2023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여러분도 올 한해 자신을 되돌아 보며 내년을 계획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2024년에 다시 찾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