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결과는 이미 위에서 공개했듯이 그야말로 대성공이었습니다. 공무원답지 않은(?) 김선태 주무관의 유머러스함과 최신 트렌드를 접목한 콘텐츠로 충주시 유튜브는 대한민국 공공기관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또, 충주시 유튜브뿐만 아니라 tvN <유퀴즈 온더 블록>이나 28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피식대학>에 출연하는 등 다방면으로 홍보 효과가 커져 '충주시'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죠.
홍보 담당자 및 마케터로 일하면서 저는 비슷한 고민을 해왔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할 콘텐츠를 한달 주기로 미리 계획하여 보고하는 것'은 SNS의 성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업무 방식입니다. 윗분들은 월별 계획이 미리 나와 있어야 그에 맞는 예산을 편성하고, 한달 동안 직원들이 그저 놀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 마음이 놓이겠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에 따라 움직이는 SNS 콘텐츠를 월별계획표로 만들어 보고를 해야 한다면, 직원들은 '망한다'는 결과를 알고도 뻔한 스토리의 콘텐츠를 기획하며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것 좀 없어?"
새로운 것을 원하지만 막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자니 여러 가지 걱정거리들이 생깁니다. 기존에 해왔던 방식대로 하면 안전할 텐데, 괜히 시끄러운 논란이 생기는 건 아닌가 싶어 다시 야금야금 기존 방식대로 되돌아가죠. 이것은 '본질을 잃은 업무 방식'입니다. SNS를 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 지역, 우리 회사, 우리 서비스를 알리기 위함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신 트렌드에 맞춘 우리만의 색깔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SNS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전형적인 채널입니다. 사공이 많을수록 특별한 색깔은 사라지니까요.
충주시 유튜브 영상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김선태 주무관은 그저 웃기는 사람이 아닌 충주에 대한 사랑과 지식을 겸비한 매우 유능한 인재입니다. 조길형 충주 시장이 '결재 프리패스'를 승인한 것은, 아마도 김선태 주무관의 그러한 능력을 이미 충분히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결재가 끝났다면, '콘텐츠'에 대한 결재는 프리패스 하는 것이 홍보의 본질을 찾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