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제가 울산 장생포 아트스테이라는 곳에서 글쓰기 강연을 한 이유도 같습니다. 사실 이 강연을 요청받았을 때 경기도민으로서는 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커 정중히 거절하려고 했어요. 게다가 저녁 늦은 시간에 진행이 되어서 하룻밤을 묵고 오기까지 해야 했죠. 경기도에서 울산을 왕복하는 시간과 직접 지불해야 하는 숙소 비용을 고려한다면, 돈만 놓고 보면 오히려 손해 보는 장사입니다. 하지만 저는 약간의 고민 끝에 '가겠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돈의 크기가 아닌 기회의 크기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날 강연은 지금까지 해본 글쓰기 강연 중 스스로 가장 잘했다고 손꼽는 강연입니다. 너무나 낯선 환경과 생각보다 많은 청중 분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긴장도 되었지만, 제가 준비했던 모든 이야기를 아쉬움 없이 다 해냈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제가 드리고 싶은 답변을 다 드렸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울산으로 향하는 KTX 안에서 수도 없이 반복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되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 경험은 앞으로 제가 더 큰 강연을 해나가는 데 엄청난 자산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열정페이를 받고도 프로처럼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제가 회사를 결정할 때 가장 우선으로 두는 기준은 아무리 멋진 말로 꾸며봐도 '연봉'이고, 작가로서도 큰돈을 벌어보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최선이 돈의 크기에 따라 움직이지는 말자는 말입니다. 적게 받는다고 해서 적게 받은 만큼 일하면 절대로 프로가 될 수 없습니다. 그 모든 기록이 나의 커리어가 되고, 기회의 씨앗이니까요. 확실한 건, 얼마를 받든 간에 프로의식을 갖고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돈도 많이 받는 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세상의 모든 김프로님들, 오늘도 우리 프로답게 일해보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