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경주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몇 주 내내 비가 내리던 서울과 달리 경주는 해가 쨍하니 떠 반가웠는데요. 체감 온도가 68(?)도였던지라 무척이나 땀을 많이 흘렸네요. 아참, 제 생일도 있었습니다. 어렸을 땐 생일이면 괜히 특별하게 보내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고 싫었는데요. 서른 여섯 번의 생일을 겪고 보니 어쩌면 저는 그 누구보다 매년 특별한 생일을 보내온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생일도 빠짐없이 엄마가 만들어주신 미역국과 갈비와 잡채를 먹는 일보다 더 특별한 건 없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요. 여행과 생일을 핑계삼아 일과 글쓰기를 잠시 쉬었다는 뜻입니다. 사실 근래 조금 힘든 일도 있었는데요. 약 2주간 정신을 못 차리다가 다행히 지금은 완전히 회복했어요.
좋은 일은 서서히 다가오지만 나쁜 일은 갑작스럽게 쳐들어 오곤 하죠. 그럴 때마다 저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나온 이 대사가 떠오릅니다. 내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요. 처음엔 이 말에 무릎을 탁 치며 공감을 했었는데, 힘든 일을 겪고 보니 이 말이 어딘가 조금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내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심각한 일이고, 내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심각하지 않은 일일 뿐, 남들의 시선은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이번에 배우게 됐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