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사람은 기회를 찾지 않고 기회를 창조한다"
제가 매주 오르는 산에 걸려있는 글귀입니다. 언제부터 이 글귀가 나무에 걸려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취업을 준비하던 20대 때에도 이 글귀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매일 새로 올라온 채용공고를 샅샅이 살펴 이력서 100장을 넣어봐도 도통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오지 않을 때, 마음속으로 글귀를 쓴 사람을 원망했어요. (저보고 회사를 창조하라는 말입니까?!!)
1년이 넘는 취업 준비로 몸도 마음도 지쳤을 때쯤, 다행히 저는 취업에 성공했고 꽤 잦은 이직을 하며 바삐 살았는데요. 몇 년이 흐른 뒤 어느 날, 등산을 하다가 다시 마주친 글귀를 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취업 조언을 구할 만큼 간절했던 그때, 최선을 다해 기회를 찾아 나선 덕분에 취업을 할 수 있었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나선 덕분에 다양한 기회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을.
기회의 씨앗을 뿌리고 있을 때는 이 씨앗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실패로 끝날까 봐, 괜히 시간만 낭비하는 건 아닐까 불안하고 막막하죠. 불안감을 다스리는 저만의 방법은 '무조건 더 많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었어요. 저는 남들보다 부족한 점이 많은 만큼 실패율이 높은 사람인데요. 그러니 남들보다 무조건 더 많은 씨앗을 뿌리는 수밖에 없었어요. 누군가는 시도의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적중률을 높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제 방법이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운전, 토익 시험, 나한테 어울리는 옷 코디하기, 게임 레벨 높이기 등 어떤 분야든 초보자였던 제가 좀 더 빠르게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은 오직 시도의 횟수를 늘리는 것뿐이었어요.
최근 저는 세 번째 책 출간 제안을 받았습니다. 약 2년 전에 혼자 만들었던 한 전자책을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신 건데요. 마침 올해 버킷리스트 중에 '세 번째 책 출간하기'가 있어 투고를 준비하던 중에, 이미 2년 전에 뿌려놓은 씨앗이 기회로 찾아온 거죠. 전자책은 혼자서 책을 만들고 펀딩을 받는 경험을 해보고자 도전한 것이었는데요. 막상 원고 작성부터 북디자인, 홍보, 펀딩까지 모두 혼자서 하려니 몹시 힘들더군요. 그 노력이 이렇게 생각지 못한 기회로 찾아올 줄은 저도, 며느리도(?), 아무도 몰랐지만, 예상치 못한 기회여서 더 기뻤던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