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 눈앞에 닥치지 않으면 절실함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1년 후 내가 세계적인 배우가 될 거라는 확신만 있다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 와중에 3년, 5년, 아니 10년 후에도 세계적인 배우가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면 영어 공부에 돈과 시간을 투자를 하긴 어려울 겁니다. 저는 배우 이정은 님이 세계적인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건 훌륭한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 덕분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독서도 영어 공부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당장 오늘 책을 읽는다고 해서 일상에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졸린 눈을 비비고 책을 펼치기란 쉽지 않죠. 앞에서 배우 이정은 님을 예시로 들었지만, 제가 약 15년간 책을 꾸준히 읽은 이유를 이정은 님의 뚝심에 비하긴 부끄러워요. 저는 백수 기간 동안 할 일이 없어서 돈 들이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법을 찾다 책을 읽기 시작했고, 취업을 한 후에는 긴 통근 시간을 버티기 위해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니 다른 책이 읽고 싶어 졌고, 한 번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분야가 궁금해졌고, 다방면의 지식과 지혜가 쌓이면서, 저의 세상이 전보다 확연히 넓어진 겁니다.
변화의 증거는 지금까지 써온 글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형편없었던 글이 독서의 양이 쌓이는 만큼 읽어줄 만한 글로 성장했어요. 책을 읽기 시작한 15년 전, 출간 작가가 될 거라는 확신은 전혀 없었어요. 물론 출간 작가가 되려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아니고요. 다만,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절실함은 있었습니다. 돈은 없어도 시간은 많은 저에게 우물 안에서 벗어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였지요.
직장 생활을 하는 동시에 천 권이 넘는 책을 읽으면서 확신이 들었습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건 순 거짓말이라는 것을요. 사람들은 보통 독서라고 하면 조용한 곳에서 혼자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직장인이 그런 환경을 마련하려면 주 1회도 어려울 거예요. 따라서 저는 틈새 시간에 독서를 끼워 넣는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를 테면 저처럼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거나, 주말에 약속이 있을 때 30분 먼저 카페에 나가서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할 때 오디오북을 듣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면, 독서로 얻고자 하는 절실한 이유를 찾아보세요.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저의 절실한 이유처럼요.
확신이 서야 절실함이 생기는 자는, 절실함으로 확신을 만드는 자를 이길 수 없습니다. 영어 공부를 할 시간이 없다는 건 저의 순 거짓말입니다. 요즘은 잠들기 전 약 10분 동안 스픽 앱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데요. 어제도 그 10분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곤 잠에 들었네요. 반성합니다( _ _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