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글쓰기를 실행한 것입니다. 백 작가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 차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죽을 날을 정한 삶도 시한부라고 할 수 있을까?'하고요. 당시 유명 연예인의 자살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던 백 작가는 청소년들의 자살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었죠.
생각해 보면 저 역시 사춘기가 극에 달했던 중학생 때 백 작가와 비슷한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학교에 가다가 버스에 치여 죽으면 어떻게 될까, 내 장례식엔 누가 와줄까, 많이 슬퍼해 줄까, 하는 생각들. 차마 누군가에게 말하진 못했지만 당시엔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조심스러워서 억지로 생각을 잠재우려고 노력했어요.
백 작가는 달랐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바로 다음 날부터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죠. 구체적인 묘사를 위해 우울증 커뮤니티에 들어가 실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기도 했고요. 생각보다 자신의 또래 중 우울증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면서, 직접 겪어보지 못한 부분은 자료 조사로 채워 나가며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힘내." 같은 말이 아니라, 지나간 날들까지 인정받아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 <시한부> 여리박빙 중
둘째, 학교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글을 쓴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쓰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글은 '시간이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쓰는 것인데 말이죠. 학생인 백 작가가 학교 쉬는 시간을 틈타 글을 쓰는 것처럼, 직장인이라면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잠들기 전 1시간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글을 쓸 수 있을 거예요. 물론 밥 먹기도, 잠을 자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글을 쓴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정말 글을 쓰고자 한다면 어떠한 환경에서도 글을 쓸 시간을 만들어 내야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