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9일, 독감 증상 때문에 비몽사몽 상태로 TV를 켰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무안공항에서 비행기 사고가 일어났다고 하는데, 사고 현장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었습니다. 2명이 구조됐다는 소식을 보고, 몇 시간 뒤 다시 뉴스를 보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구조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희생자 분들의 가족과 국민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던 응급실에는 더 이상 아무도 이송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1월 4일, 예정됐던 제주도행 비행기표를 취소했습니다.
국가 애도 기간 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보니, 실시간으로 사고 수습 소식을 접하고 관련 뉴스 영상들을 거의 다 보았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만 봐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감정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사고 희생자 179명. 어쩌면 내가, 어쩌면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당했을지도 모를 사고였기 때문에 더욱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던 중, '슬픔을 강요하지 말라'는 한 연예인의 SNS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마치 탄핵 정국 속에서도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개인의 자유에 선을 긋는 또 다른 연예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무엇 하나 틀린 말이 없습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질 수 없겠지요. 다만 아쉬운 건 '최소한의 눈치'입니다. 살다 보면 주변 상황과 상관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를 테면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영상을 틀어놓고 보거나,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공용 의자를 혼자서 2개씩 차지하고 앉아있는 거죠. 그야말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괜히 말 섞어봤자 서로 피곤해질 일밖에 없으니까요. 개인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냐고 묻는 그들에게, 안무가 '킹키'의 애도 글이 좋은 답변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