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힙'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독서가 멋지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 말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시작된 신조어입니다. '필사' 열풍은 출판 시장을 크게 흔들어 놓아 작년 한 해 동안에만 200종의 필사책이 출간되었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에 붙이는 라벨이나 스티커 판매량도 급증했습니다. 또한, 나만의 책가방을 만드는 크라우드펀딩은 3분 만에 완판이 되기도 했는데, 이는 책을 읽고 사색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러한 출판 시장의 변화를 보며 제 학창 시절이 떠올랐어요. 저와 친구들은 여러 색깔의 펜을 가지고 노트에 또박또박 필기를 하곤 했습니다. 중요한 부분에는 예쁜 스티커를 붙이기도 하고, 혹시라도 펜이 번지진 않을까 조심스럽게 필기를 했죠. 사실 공부를 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힘을 주어 예쁘게 글씨를 쓸 필요는 없었는데, 공부보다는 노트를 예쁘게 꾸미는 데 더 집중을 했던 거죠. 선생님과 부모님은 그럴 시간에 공부를 더 하라고 하셨지만, 돌이켜 보면 공부에 관심을 갖기 위한 저희 나름의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공부가 하기 싫으니, 노트라도 예쁘게 꾸미며 공부에 관심을 기울였던 겁니다.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흥미가 필요합니다. 음식을 골고루 먹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든, 흥미 없이 억지로 하면 얼마 가지 못해 금방 포기하게 되죠. 저는 꾸준히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분들께, '스레드'에 글을 써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스레드는 한국에서만 1년 만에 사용자가 300만 명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최근 가장 핫한 SNS입니다. 그만큼 글을 업로드하면, 다른 SNS에 비해 조회수나 반응이 빠르게 오르는 곳이기도 하죠. 단순히 조회수나 '좋아요'에 연연하며 글을 쓰는 것이 과연 좋은 글쓰기 방식이냐고 물으신다면, '그렇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책으로 묶어낼 수 있을 만큼의 글이 쌓이지 않을까요? |